[국내언론][다시 노동시간 단축 ④] ‘지구와 맺는‘ 새로운 근로계약서(매일노동뉴스, 25.10.13.)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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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노동시간 단축 ④] ‘지구와 맺는‘ 새로운 근로계약서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동시간 단축은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전략적 과제로 제시된다. 장시간 노동체제는 산업화 이후 성장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과도한 생산과 소비를 유발하며 에너지 낭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심화시켰다. 따라서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은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넘어 지구 환경을 지키는 사회적 전환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생산성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주 4일제 실험은 생산성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향상되고, 노동자의 만족도와 건강이 개선된 결과를 보여준다. 임금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연장근로수당 중심의 구조를 개편해 기본급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임금체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노동시간 단축은 불필요한 생산과 소비를 줄여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고, 출퇴근과 사무실 운영시간을 줄여 교통 혼잡과 에너지 사용을 완화한다. 또한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사람들은 소비 중심 여가 대신 지역 활동, 돌봄, 자전거 타기 등 저탄소적 생활양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유급휴가 확대와 에너지휴가제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전력 수요가 높은 시기에 일시적으로 공장과 사무실 가동을 중단하면 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노동시간 단축은 결국 인간과 지구가 맺는 새로운 계약으로, 인간이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지구는 건강한 환경과 여유로운 삶을 돌려주는 상생의 구조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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