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주4일제, 선의로 얻은 것은 쉽게 사라진다(In These Times, 26.07.29.)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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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Steve Early·Suzanne Gordon, 2026년 7월 29일

35년 전의 문제 제기

노동경제학자 줄리엣 쇼어는 35년 전 『과로하는 미국인』에서 미국 노동자가 1970년대 초보다 연평균 164시간을 더 일하며, 당시 대부분의 선진 산업국 노동자보다도 노동시간이 길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미국이 경쟁력을 잃은 것은 노동자들이 해외 저임금 노동자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신자유주의적 통념에 대한 반박이었다.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존 케리처럼 생산직 노동자들에게 "더 열심히, 더 영리하게 일하라"고 설교하던 정치인들이 이 통념의 전파자였다. 쇼어는 생산성을 노동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썼는가로 측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노동자들은 유급 병가·육아휴직·연차휴가에 대한 연방 법률상 보장조차 없었고, 이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힘을 얻은 클린턴 시기를 지나며 이 의제는 사실상 소멸했다.


AI가 되살린 의제

쇼어는 신간 『주 4일 근무』로 이 주제에 복귀했고, 저자들은 그 시점이 적절하다고 평가한다. "인공지능이 질주하는 시대"를 맞아 수백만 명의 시간제·월급제 노동자가 일자리 소멸을 우려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이미 감원이 진행 중인 기술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는 버니 샌더스 의원이 발의한 주 40시간→32시간 단축 법안과 관련해 쇼어에게 증언을 요청했다. 상원이 이 주제를 다시 다룬 것은 1955년 이후 처음이다. 또 다른 증인이었던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 숀 페인은 32시간제가 2023년 자동차산업 교섭의 요구안 중 하나였으나, 당시 협상이 전임 지도부가 양보한 조건을 되돌리는 데 우선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샌더스는 즉각적인 입법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기준점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최근 수십 년간 생산성 향상의 혜택은 상층부로 돌아간 반면 임금은 정체되고 노동시간은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역사적 교훈: 단축은 시혜가 아니었다.

쇼어는 『과로하는 미국인』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생산직·사무직 모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들을 인용했다. 역사적으로 하루 10시간, 다시 8시간으로 단축될 때마다 피로 감소와 사기 상승으로 업무 속도가 빨라지며 생산성이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이 강조하는 핵심은 따로 있다. 이러한 단축은 기업주의 깨달음이나 자비가 아니라 노동계가 주도한 운동의 결과였고, 뉴딜 시대 공정근로기준법(FLSA) 제정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FLSA는 주 40시간 초과분에 통상임금의 1.5배를 규정했지만, 주 40시간을 채우기 전 하루 8시간을 넘겨 일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의 임금에 대해서는 침묵했다(노조 친화적인 일부 주만 1일 단위 할증을 보장). 또한 연방 초과수당 규정은 감독자나 독립계약자가 아닌 시간제 노동자로 분류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데, 이 분류를 노동부가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운영하는지는 행정부 성향에 좌우되며 트럼프 행정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노조 쇠퇴와 쟁점의 축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노조의 입법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미국 노동자 대부분은 장시간 노동에 저항하는 문화도, 정부 개혁을 요구할 정치운동도 갖지 못하게 됐다. 교섭력을 유지한 산업별 노조 소속 노동자들만 개선을 얻어냈고, 투쟁의 무대는 유급휴가·초과근무 할증·강제 초과근무의 계약상 제한을 둘러싼 노사협상으로 축소됐다. 필자 중 한 명인 스티브 얼리는 통신노조(CWA) 교섭 담당자로서 뉴잉글랜드 공장 노동자들의 강제 초과근무 법적 제한 시도에 직접 참여했으나, 이는 어느 산업 경영진도 반기지 않는 요구였다.


오늘날 근무일정을 둘러싼 갈등은 주로 '압축 근무제' 노동자 보호에 집중된다. 하루 12시간 근무가 흔한데도 경영진은 인력 부족 시 추가 초과근무를 지시할 권한을 원한다. 보건의료 노조들은 이것이 간호사를 번아웃으로 몰고, 근무 사이 휴식을 빼앗으며, 환자 안전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버몬트주에서는 미국교사연맹(AFT) 소속 간호사들이 올해 초 민주당 다수 주의회에 강제 초과근무의 법적 제한을 요구했다. 현재 18개 주가 간호사 강제 초과근무를 금지하거나 엄격히 제한하며, 뉴햄프셔주는 최대 12시간 근무와 근무 간 최소 8시간 휴식을 규정한다. 다만 제한이 있더라도 12시간 근무 자체가 정신적·신체적으로 과도하며, 최소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이 없는 인력 부족 시설에서는 의료 오류 위험도 커진다.


직장 내 실험의 한계

쇼어의 최근 연구와 자문 활동은 대부분 사무직 지식노동자를 대상으로 한다. 주 4일제 도입 기업 중에는 노조가 없는 전문서비스회사와 기술기업의 비중이 유독 높은데, 저자들은 바로 이 지점을 문제 삼는다. 자발적 도입이라 해도 업무 속도와 강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쇼어 스스로도 이런 '업무 재편' 실험이 생산성 유지·향상에 강한 초점을 두고 있음을 인정한다. 경영진의 기대는 노동자들이 시간 낭비이거나 가치가 낮은 활동을 걷어내고 '더 현명하게 일함'으로써 5일치 업무를 4일 안에 끝내는 것이다. 즉 노동시간은 줄어도 노동강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쇼어는 하루 10시간 근무제의 지지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8시간은 노동, 8시간은 휴식, 8시간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위해"라는 기준은 오랜 투쟁의 산물이며, 10시간 동안 서 있거나 화면 앞에 앉아 있거나 운전하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긴 출퇴근, 육아 책임, 자신만의 하루를 갖고 싶다는 이유로 압축 근무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현실도 인정한다. 그러나 압축 근무제는 그의 실험에서 확인된 수준의 웰빙 향상을 가져오지 못한다. 그럼에도 쇼어는 이를 주 32시간제로 가는 '과도기적 근무형태'로 기대하는데, 현재 미국에서 이런 형태를 적용하는 조직은 수천 곳이 아니라 수백 곳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든 사례 중 하나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소유의 나파밸리 와이너리 잉글눅으로, "인간적이고 가족을 중시하는 고용주"라는 설명이 붙는다.


결론: 선의는 제도를 대신할 수 없다

저자들은 소수 고용주의 선의에 기대는 방식이 그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는 분명 좋은 소식이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것이 사회 전체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직무 스트레스와 번아웃은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이며, 사회적 해결책은 조직노동이 과거의 규모와 영향력을 회복할 때에만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마지막 경고는 특히 날카롭다. 법률상 의무나 단체협약 조항이 뒷받침되지 않는 대안적 근무제 실험은, 아무리 선의에서 출발했더라도 정치적 기류가 바뀌는 순간 사라질 수 있다. 저자들이 든 비교 대상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이다. 트럼프 재선 이후 정치 지형이 바뀌자 경영진이 곧바로 태도를 바꾸면서 DEI 프로그램이 빠르게 축소됐듯, 주 4일제 실험도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도화되지 않은 진보는 경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회수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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