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주4일제와 인공지능(AI) 결합이 여는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World Economic Forum, 2025.10.3.)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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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제와 인공지능(AI) 결합이 여는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

2025.10.3.

주4일제는 한때 비현실적인 이상처럼 여겨졌지만, 20세기 초 헨리 포드가 하루 8시간·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입증된 이후, 노동시간에 대한 패러다임은 꾸준히 변해왔다. 10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는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다시 한번 ‘짧게 일하고, 효율적으로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4일제는 급여를 줄이지 않고 근로시간만 줄이는 제도로, ‘100:80:100 원칙(100% 임금, 80% 시간, 100% 성과)’을 핵심으로 한다. 2022~2023년 전 세계적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에 따라 2025년 현재 영국 노동자의 약 11%가 주4일제를 시행 중이다. 멕시코, 아일랜드,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정책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근로자의 복지 향상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생산성 확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다.

2019년 이후 10개국 이상에서 진행된 ‘4 Day Week Global’의 시범사업 결과는 인상적이다. 참여 기업의 92%가 제도를 유지했으며, 스트레스 감소·병가 감소·매출 안정 등 긍정적 효과를 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일본은 금요일 사무실 휴무와 회의시간 절반 축소를 통해 생산성이 40% 향상되었고, 소셜미디어 관리 플랫폼 버퍼(Buffer)는 생산성 22% 증가, 결근율 66% 감소, 입사지원 88% 증가를 기록했다. 아이슬란드는 공공부문 시범 이후 전 국민의 근로시간 단축권을 보장했고, 두바이 정부는 만족도 98%를 달성했다. 이처럼 주4일제는 단순한 근무시간 단축이 아닌 ‘성과 유지와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무계획적인 도입은 실패를 부른다. 단순히 하루를 없애는 방식으로 주4일제를 시행한 일부 기업은 인력 공백과 서비스 지연 문제를 겪었다. 즉, 주4일제가 성공하려면 세심한 사전준비와 조직문화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 시점에서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성형 AI는 반복적 업무를 줄이고 산출 효율을 극대화하며, 특히 경험이 적은 직원의 생산성을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오메가 헬스케어(Omega Healthcare)는 AI 자동화를 통해 수만 시간을 절감했고, OECD는 고객지원·소프트웨어·컨설팅 분야의 생산성이 5~25%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맥킨지 또한 AI로 인한 잠재적 생산성 향상 효과를 약 4.4조 달러 규모로 전망했다. 즉, AI는 근로시간 단축을 가능하게 하는 ‘효율성 배당(efficiency dividend)’을 실현할 기술적 기반이 되고 있다.

AI와 주4일제가 결합하면 ‘적게 일하고도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근본적 전환이 가능하다. 기업은 AI로 확보한 시간 절감 효과를 단순히 업무량 확대에 쓰지 않고, 근무일 단축이나 휴식 보장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생산성과 복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정부 역시 고용참여율 증가, 사회갈등 완화, 공공건강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영국의 주4일제 실험처럼 두 달 이상의 사전 준비와 교육, 피어 코칭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주4일제의 성공은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의 실행에 달려 있다. 번아웃과 인력 이탈, 병가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AI와 주4일제는 이 문제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AI는 기계적 효율성을 제공하고, 주4일제는 인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십의 명확한 목표 설정, 성과평가 지표의 재정의, 업무 프로세스의 재설계가 필수적이다.

AI가 사무직 자동화를 가속화하면서 미국의 Z세대는 대학 대신 숙련직을 택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자동화의 불안 속에서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일’을 중시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은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을 자극하고 있으며, 영국은 EU와의 청년 이동 협정을 통해 인재 교류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2025년 현재 노동시장은 인공지능과 주4일제가 맞물리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근로시간 단축과 휴식 확대로 재분배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으로 발전할 것이다. 다시 말해, 미래의 일터는 “기술 중심의 효율”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설계”를 통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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