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메가특구특별법(가칭)」에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물론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 확대까지 담으려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추진 방향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권 보호의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반대 입장을 밝혔음에도 청와대가 나서 부처 간 이견을 조정했고, 법안은 8월 초 여당 전당대회 이전 발의와 연내 제정을 목표로 성안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는 첨단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노동자의 건강권과 고용안정,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키려는 이번 시도에 깊은 우려와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힌다. 지금 논의되는 특례들은 하나같이 경영계가 수년간 요구해 온 숙원 과제이자, 야당 시절 민주당 스스로 ‘노동개악’으로 규정하며 반대해 온 내용이다. 노란봉투법을 관철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재계의 요구를 '패키지'로 수용하는 것은, 노동존중을 표방해 온 정부의 명백한 자기부정이다.
첫째, 주52시간 상한을 무력화하는 근로시간 규제 예외는 장시간 노동의 제도화다.
검토안은 소득 상위 3% 관리자·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노동자 개별 동의를 전제로 주52시간 상한은 물론 법정 휴게·휴일 규정과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적용까지 제외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담고 있다. 여기에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연구개발 3개월)에서 6개월로 대폭 늘리는 방안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가 상존하는 노동현장에서 ‘개별 동의’는 결코 자유로운 선택이 될 수 없다. 정산기간이 길어질수록 특정 시기에 노동을 과도하게 집중시키고도 이를 장기 평균으로 상쇄할 수 있어, 노동자의 예측 가능한 삶과 일·생활 균형은 무너지고 특정 시기의 과로는 방치된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을 국정 기조로 내건 정부가 스스로 그 원칙을 허무는 일이다.
둘째,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은 비정규직 남용을 부추기는 개악이다.
서면 합의를 명분으로 현행 2년의 사용기간을 추가 2년, 최대 4년까지 연장하겠다는 방안은 상시·지속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한다. 교섭력의 격차가 큰 노동현장에서 ‘합의’의 자발성은 담보되기 어렵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할 노동자를 두 배의 기간 동안 불안정 고용 상태에 묶어두는 결과를 낳는다. 계약 종료 시 공정수당을 지급한다는 보완책 역시 불안정 고용의 장기화라는 문제의 본질을 결코 가리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용기간 연장이 아니라, 사용사유 제한과 상시·지속업무의 정규직 고용원칙 확립이다.
셋째, 파견 대상 확대는 간접고용을 늘리고 직접고용 책임을 회피하게 한다.
특구 내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고 파견 기간까지 연장하겠다는 방안은, 상시·지속업무에 대한 사용자의 직접고용 책임을 회피하게 하고 간접고용을 확산시켜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악화를 초래한다. 여기에 주휴수당 지급 의무와 고령자 고용노력 의무마저 적용하지 않겠다는 구상은 최소한의 임금보장 원칙과 고령노동자의 고용기회까지 후퇴시키는 조치다.
무엇보다 ‘특구’라는 이름의 예외는 결코 특구에 머물지 않는다.
노동시간 규제, 기간제 사용 제한, 파견 규제는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과 투쟁 위에 세워진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다. 성장을 명분으로 한 번 예외를 허용하면, 그 예외는 곧 일반이 된다. 특정 산업을 위한 예외는 다른 산업으로, 특정 지역의 예외는 전국의 새로운 기준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특별법에서 이미 빠진 주52시간 예외를 특구법이라는 우회로로 되살리려는 지금의 시도가 그 증거이며, ‘지역 형평성’을 내세운 수도권 확대 요구도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다. 둑에 난 작은 구멍 하나가 둑 전체를 무너뜨리듯, 한 번 물꼬가 트이면 노동규제 완화에는 거침이 없을 것이다.
산업 경쟁력은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 고용에서 나오지 않는다. 안정적 고용과 충분한 연구개발 투자, 숙련인력 양성, 그리고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나온다. 메가특구는 노동기준을 낮추는 규제완화 특구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와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혁신특구가 되어야 한다.
2026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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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동기준을 무너뜨리는 ‘메가특구 노동규제 완화’를 즉각 중단하라
- 주52시간 예외·기간제 사용기간 연장·파견 확대는 ‘노동존중’ 정부의 명백한 역주행이다 -
검토안은 소득 상위 3% 관리자·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노동자 개별 동의를 전제로 주52시간 상한은 물론 법정 휴게·휴일 규정과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적용까지 제외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담고 있다. 여기에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연구개발 3개월)에서 6개월로 대폭 늘리는 방안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가 상존하는 노동현장에서 ‘개별 동의’는 결코 자유로운 선택이 될 수 없다. 정산기간이 길어질수록 특정 시기에 노동을 과도하게 집중시키고도 이를 장기 평균으로 상쇄할 수 있어, 노동자의 예측 가능한 삶과 일·생활 균형은 무너지고 특정 시기의 과로는 방치된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을 국정 기조로 내건 정부가 스스로 그 원칙을 허무는 일이다.
서면 합의를 명분으로 현행 2년의 사용기간을 추가 2년, 최대 4년까지 연장하겠다는 방안은 상시·지속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한다. 교섭력의 격차가 큰 노동현장에서 ‘합의’의 자발성은 담보되기 어렵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할 노동자를 두 배의 기간 동안 불안정 고용 상태에 묶어두는 결과를 낳는다. 계약 종료 시 공정수당을 지급한다는 보완책 역시 불안정 고용의 장기화라는 문제의 본질을 결코 가리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용기간 연장이 아니라, 사용사유 제한과 상시·지속업무의 정규직 고용원칙 확립이다.
특구 내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고 파견 기간까지 연장하겠다는 방안은, 상시·지속업무에 대한 사용자의 직접고용 책임을 회피하게 하고 간접고용을 확산시켜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악화를 초래한다. 여기에 주휴수당 지급 의무와 고령자 고용노력 의무마저 적용하지 않겠다는 구상은 최소한의 임금보장 원칙과 고령노동자의 고용기회까지 후퇴시키는 조치다.
노동시간 규제, 기간제 사용 제한, 파견 규제는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과 투쟁 위에 세워진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다. 성장을 명분으로 한 번 예외를 허용하면, 그 예외는 곧 일반이 된다. 특정 산업을 위한 예외는 다른 산업으로, 특정 지역의 예외는 전국의 새로운 기준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특별법에서 이미 빠진 주52시간 예외를 특구법이라는 우회로로 되살리려는 지금의 시도가 그 증거이며, ‘지역 형평성’을 내세운 수도권 확대 요구도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다. 둑에 난 작은 구멍 하나가 둑 전체를 무너뜨리듯, 한 번 물꼬가 트이면 노동규제 완화에는 거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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